모든 것은 한 아이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태어난 아이의 손에서 나오는 밝은 빛. 그 빛을 본 사람들은 그 아이가 빛의 신의 환생이라며 떠받들었다.
국가는 아이를 부모에게서 빼앗아 성당에 가두었다. 빛의 신의 환생이라면, 그 아이는 인간이 아닌, 신의 사자인 사제에게서 길러져야한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실제로 그들이 원하는 것은 순례자들의 동전이었다.
아이는 커갈수록 점점 더 밝은 빛을 내뿜었다. 그 빛은 너무나도 따스했기에, 많은 사제들이 아이에게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렸다.
그 모습을,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바라보았다.
아이가 10살이 된 해에, 드디어 아이는 타지의 사제들에게 공개되었다. 아이의 손에서 나오는 밝은 빛을 본 사제들은 전부 고개를 숙이고 행복에 겨운 눈물을 쏟아내며 기도를 올렸다.
그 모습을, 아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바라보았다.
아이가 13살이 된 해부터, 아이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오로지 긴팔과 장갑을 입고 다녔다. 그것도 모자라 손가락부터 팔전체를 가리는 토시까지 입고 있었다. 마치 손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려는 것처럼, 그는 팔을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바라보았다.
아이가 17살이 된 해에, 전쟁이 일어났다. 아이를 원하는 또다른 국가에서 쳐들어온 전쟁에 많은 사람들은 아이를 지키자며 자진해서 전쟁터로 나갔다. 그러나, 그들은 전부 죽음의 늪으로 빠져버렸다.
그러자, 아이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씩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마치 아이가 전쟁이라도 일으켰다는 듯, 그들은 점점 아이를 무시하기 시작했고, 전쟁하는 기간이 지날수록 신의 재림이었던 아이는 악마의 재림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아이는 고개를 떨구고 힐끗 바라보았다.
아이가 19살이 된 해에, 적의 군사들은 수도까지 쳐들어왔다. 그들이 곧장 향한 곳은 아이가 있다는 성당의 안. 그들은 아이를 제일 먼저 차지하기 위해 달려갔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아이는 성당의 오르간 앞에 있었다. 오르간 앞에서, 아이는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절망과 슬픔이 가득했다.
병사들은 자신들이 결정적인 공을 세우기 위해 아이를 잡으려 달려갔다. 그러자, 아이는 천천히 손을 가리고 있던 모든것을 풀었다.
순간, 강렬한 빛이 세상을 뒤덮었다. 그 누구라도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빛. 그와 비례로 아이의 입에서 커다란 고통과 신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빛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않았고, 아이의 비명은 점점 커져갈 때, 갑자기 아이의 목소리가 끊기고 빛이 사라졌다.
병사들은 당황하며 아이가 있던 자리로 달려갔다.
아이가 있던 자리. 그 자리에는 회색으로 변한 잿더미와 타다 만 사제복이 널부러져있었다.
그 모습을,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잿더미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