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2-
방의 밖, 거실인 듯한 곳에는 여러명의 사람이 원형으로 앉아있었다. 총 다섯명의 사람, 허리가 굽은 노인 한 명과 그보다 젊어보이지만 그 또래라고 생각되는 노인 한 명, 그리고 중년의 남자 두 명과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여성 한 명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남자가 나오자, 허리가 굽은 노인이 다가와 그의 손을 이끌고 그들의 정 중앙에 앉힌 뒤에 말했다.
"자네가 자연을 지키기위해 오우거랑 맞서 싸운 인간이렷다?"
어쩌다보니 자연을 위해 싸우게 된 것이 된 그의 행동. 남자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노인이 감탄을 내뱉었다. 잠시 후, 그의 뒤에 앉아있던, 단발의 웨이브머리에 꽤나 거대한 몸에 근육이 붙은 중년의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
"자네, 어디에서 온건가?"
그의 물음에 남자는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말해봤자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이 믿을 확률은 거의 0퍼센트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다른 지역을 말하자니, 이 곳에서 며칠을 잠잤는 지는 모르지만, 얼마 되지않았기 때문에 이 세계의 다른지역을 알리 만무했다. 그렇다고 기억상실이라고 말하기는 싫었다. 이유는 없었다.
조금 생각하던 그는 결국 자신이 온 곳을 솔직하게 말하기로했다. 자신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서울이라는 곳에서 왔다고.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표정을 굳히더니, 이내 자기들끼리 모여 무언가를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론이 났는 지 다시 그의 주변에 원형으로 앉았다. 그리고 대표자인 듯 한 허리가 굽은 할아버지가 말했다.
"자네, 아무래도 머리가 다친 것 같구만."
"그게 무슨..."
"아니, 그럴 수도 있어. 인간이 무기도 없이 맨정신으로 오우거를 막는다는게 말이 안되거든."
그의 말을 무시하고 말을 마친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거실의 구석에 있던 탁자에 다가가 무언가를 가져왔다. 그가 가져온 것은 파란색의 작은 열매였다. 그 열매에서는 기분나쁜 냄새가 풍겨나왔다.
할아버지는 그의 손에 열매를 쥐어주고 말했다.
"한 번 먹어보게나."
기분나쁜 냄새가 나면서 거기에 색깔도 기분나쁘게 파란색인 열매를 먹으라는 말에 표정을 찡그린 남자. 하지만, 이것을 거부한다해도 주변의 아저씨들과 할아버지 한 명, 그리고 여자 한 명이 강제로 먹일 가능성이 있었기때문에, 그는 조용히 아무말 하지않고 알약을 삼키듯 입에 넣고 바로 삼켰다. 도대체 왜 먹으라고 한 것일까, 그는 알지못한 채 삼키고 가만히 할아버지를 지켜봤다.
"어떤가?"
기대하며 상태를 묻는 할아버지. 그는 할아버지의 기대에 무언가 부응해주고싶었지만,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않았다. 배라도 아프면 할아버지께 배아프다고 말이라도 할텐데, 지금 그에게 느껴지는 것은 집에 가고싶다는 마음과 돌아가지 못한다는 허탈감 뿐이었다.
남자는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그러자, 깜짝 놀라는 할아버지. 도대체 뭘 준것일까? 남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저한테 뭘 먹인거에요?"
그러나, 할아버지는 대답하지않고 그에게 되물었다.
"정말로 그 한국인지 뭔지하는 나라의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왔다는겐가?"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한 번 둘러본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몇 초가 지나자 사람들이 흥분하며 혼잣말로 떠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저 자가 말한게 사실인가?"
"그건 말도 안돼! 그런 곳이 정말로 있다는 말인가?!"
"내가 잔잔에게 한번 물어보고 오겠네!"
노인은 자신이 들고있던 지팡이를 내려놓은 채로 말했다.
"자네, 이름이 뭔가?"
할아버지의 질문에 그는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저는 '장현식'이라고 합니다."
"역시 이 때까지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군."
노인은 턱을 괴고 말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아무말 하지않던 노인. 잠시 후에 밖에 나갔던 중년의 남자 한 명이 들어와 말했다.
"그런 지명은 지도에서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는데?"
"역시나."
그 말을 듣던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뒤에 있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무언가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그가 가지고 나온 것은 작은 가죽 주머니였다.
"혹시 이게 뭔지아는가?"
노인은 가져온 주머니를 펼치고 안의 내용물을 보여주었다. 안의 내용물은 현식이 아주 잘 아는 물건 중 하나였다.
'핸드폰?'
노인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 그 것은 핸드폰이였다. 한국에서 10년 전에나 쓰던 폴더폰. 그 폴더폰을 왜 이 할아버지가 가지고있는 것인지 궁금해진 현식은 노인에게 물었다.
"이거 어디서 난거에요?"
노인은 주머니를 다시 닫고 주머니를 방 안에 가져간 뒤에 말했다.
"이 물건은 700년 전, 아직 내가 젊었을 때 다른 세계에서 온 남자가 놓고 간 것이라네."
"다른 세계에서 온 남자?"
"그 남자의 이름이 아마.... '김주석'이었을꺼야."
"그 이름은....."
"그래, 자네와 똑같은 형식의 이름이지."
현식은 깜짝 놀라며 노인의 어깨를 붙잡고 물었다.
"그 남자,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갔어요?"
"자, 자. 진정하고."
노인은 자신의 어깨를 잡고있던 그의 팔을 떼어 살며시 놓은 뒤에 말했다.
"그 남자는 우리 엘프의 구세주였지."
"엘프요? 할아버지, 엘프였어요?"
"나 뿐만이 아니라 여기있는 모두가 엘프라네."
현식은 할아버지의 귀를 보았다. 그가 알고있는 엘프라는 종족은 귀가 뾰족한 종족이었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귀를 보아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귀를 보아도 그들의 귀는 일반사람들과 별 반 다를게 없었다.
"그런데 귀가 왜 짧아요?"
"그게 무슨소린가?"
"원래 엘프는 귀가 길지않았어요?"
그의 말에 뒤에 있던 중년의 남자 한 명이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를 무슨 괴물로 보는거야?!"
"진정하시게. 이계에서 오면 잘 모를 수도 있지."
노인은 그를 진정시키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
"자, 엘프라는 종족은 말일세, 인간과 다르지않다네."
"그게 무슨....."
"말 그대로야. 생김새는 인간과 구별이 안갈 정도로 똑같이 생겼다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전부."
"그렇다면 어떻게 구별을 해요?"
"엘프는 20세, 즉 성인이 될 때까지는 인간과 똑같이 자란다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엘프의 노화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네."
"노화속도가요?"
"그래, 노화속도. 세간에 이런 일도 있었지. 인간에게 입양된 한 아기가 있었는데, 그 아기가 무럭무럭 커가면서 어느 덧 20세를 넘기고 30세를 넘길 때 쯤, 자신이 늙지않는 것을 보고 자신이 인간이 아닌 엘프라는 것을 깨달은 자도 있다는 이야기가말이야."
노인은 말을 끝내고 뒤에 있는 여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있는 레베카가 바로 그 케이스라네."
현식은 뒤로 돌아 힐끔 보고, 다시 노인에게 시선을 돌려 말했다.
"그래요? 아, 그것보다 빨리 그 김주석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려주세요. 그 사람 원래 세계로 돌아갔나요?"
그의 질문에 떠올랐다는 듯 얼굴을 들어올리며 껄껄 웃는 노인. 그는 천천히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 남자는 참으로 좋은 사람이였어."
무언가 길어질 것 같은 얘기를 시작하는 노인. 그러나, 현식에게 궁금한 것은 그가 원래 세계로 돌아갔는지,만약 돌아갔다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였다. 그는 이야기가 시작하기 전에 말을 하려고 빠르게 입을 열었지만, 뒤에 있던 중년의 남자 한 명이 한 손으로 그의 몸을 껴앉고 다른 손으로 입을 막아 말을 하지못했다. 그리고 시작되는 노인의 오래 전 이야기.
"그 때가 아마 엘프와 인간의 전쟁이 한창일때였을 꺼야."
노인의 옛날얘기는 무척 길었다. 정말로. 엘프와 인간이 전쟁을 벌인 이유부터 시작해서 전쟁 중에 일어난 이야기와 전쟁으로 인해 잃었던 자신의 친구이야기. 그리고 전쟁을 하면서 불타오른 한 여자와의 사랑이야기.
그렇게 하나 하나 말을 하던 순간, 드디어 그와 같은 이세계 사람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나를 도와줬지."
노인은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남자는 정말 대단했어. 이 때까지는 전쟁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노 때문에 전쟁을 계속하고있었는데, 그가 와서 길고 길었던 전쟁이 종결되었지."
"그 남자가 전쟁을 종결시켰어요?"
"그래, 그 남자는 정말......"
노인은 잠깐 생각하더니 빠르게 말을 이었다.
"말을 잘했어."
"말이요?"
"논리의 끝판왕이었지. 말도 안되는 말들도 논리를 들먹이면서 다 되받아쳤어. 전쟁을 하면서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부터 우리집 강아지가 왜 멍멍짓는지까지 모든지 다 받아쳤지."
"그게 무슨...."
"그 뿐만이 아니라네. 옆 집에 있던 사과나무가 걸리적거려서 잘라야한다는 사람에게 사과나무는 열매가 열려서 입을 즐겁게한다는둥, 사과나무가 있으므로 인해서 여름에 시원하다는 둥,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모든 일에 반대했다네."
"그건 좀 이상하지않나요?"
"그렇지. 참 이상한 사람이었어."
껄껄 웃는 노인. 그와 함께 웃던 현식은 갑자기 세뇌에서 풀린 것 처럼 바닥을 치며 노인의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그래서 그 남자가 원래 세계로 돌아갔어요?"
그의 질문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돌아갔지."
"어떻게요?"
"그게..... 나도 잘은 몰라."
허탈한 얼굴을 지으며 어깨를 놓은 현식. 멍한 표정으로 노인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소리에요?"
"그게말이지.... 갑자기 빛에 휩싸여서 사라졌다네."
"빛에 휩싸여요?"
"그래, 빛에 휩싸였지. 아주 밝은 빛에 말이야."
"그럼 돌아갔는지도 모르는거 아니에요?"
"그래, 모르지. 그런데 돌아갔겠지. 설마 그렇게 밝은빛에 휩싸이고도 못돌아갔겠는가?"
현식은 헛웃음을 지으며 공중을 응시했다. 돌아갈 방법을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자신이 들은 것은 쓸 데없는 이 세계의 역사였다. 갑자기 확 짜증이 밀려오는 현식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찾았다. 그리고 그 것을 꺼내려다 갑자기 손을 멈추고 다시 집어넣은 뒤에 한숨을 쉬었다.
"잠깐만 나갔다올께요."
말을 끝낸 현식은 사람들을 뒤로 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그가 밖으로 나오자, 뒤따라나오는 레베카. 그녀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꽤 이상하시죠?"
현식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좀 그렇네요."
그리고 천천히 어딘가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레베카도 그를 따라 나란히 걸어갔다.
숲 속에 있는 작은 마을,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은 자연친화적인 마을이었다. 커다란 나무를 깎아 만든 집인듯, 집의 지붕에는 커다란 나뭇가지들이 하늘로 치솟아있었다. 신기한 듯 바라보는 현식. 그런 그의 얼굴을 보고 재미있는 지 미소를 짓는 레베카.
잠시 후, 현식은 걷는 것을 멈추고 한 장소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가 바라보는 곳을 따라 레베카도 그 곳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아주 커다란, 다른 나무들보다 두 배정도 더 커보이는 나무가 있었다. 끝도 보이지않는 커다란 나무를 보며, 현식은 물었다.
"저 나무는 무슨나무에요?"
"저 나무는 저희 마을의 수호신과 같은 나무에요."
"수호신이요?"
현식은 천천히 나무로 다가가며 말했다. 그러자, 레베카가 그를 따라가며 말을 했다.
"이 나무는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아주 예전, 태초에 이 대륙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고, 또 다른 이야기는 처음 정착했던 엘프가 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현식은 천천히 그 나무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그 순간, 무언가 그의 눈 앞에 떠올랐다. 그 것은 인터넷창같은 작은 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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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나무
계 : 식물계
과 : 장미과
설명 :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따뜻한 지방에서는 끝도 없이 자라난다. 이 나무에서 열리는 살구로 잼을 만들어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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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깜짝이야!"
갑자기 떠오른 창때문에 깜짝 놀란 현식은 크게 뜬 눈으로 그 창에 쓰여있는 설명을 보았다. 현식이 갑자기 넘어지자, 레베카가 그에게 달려와 그를 보며 말했다.
"괜찮으세요?"
현식은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다.
"네, 괜찮아요."
그 상황을 보고, 레베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아직 몸이 다 안나으신 것 같은데, 다시 들어가시는게 어때요?"
"아, 아니에요."
그는 손을 저으며 그녀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리고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저기 죄송한데, 조금만 혼자 있게 해주실 수 있습니까?"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레베카. 그러나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마을 밖에는 다른 짐승들도 있어서 위험하니까 이 근처에서만 돌아다녀주세요."
"네."
그렇게 레베카가 다시 돌아가고, 현식은 목적지없이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도 안되는 창이 그의 눈 앞에 떠올랐다. 마치 게임의 아이템설명창같은 작은 화면.
길을 걷던 그는 천천히 다른 꽃을 만져보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창이 뜨지않았다.
'무언가 발동 조건이 있는 것 같은데......'
그는 천천히 아까 전에 있었던 상황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높이 솟아있는 나무를 올려다보며 만졌던 현식. 그 것 하나 뿐이었는데 어떻게 한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않았다.
잠깐동안 조금 더 생각하던 현식은 이내 다시 만져보았지만, 아무 것도 뜨지않았다. 그러자, 주머니에 손을 넣은 현식. 그 순간, 아까와 같은 창 하나가 다시 빠르게 그의 눈 앞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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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설명 : 짐승의 사료. 아무런 효능이 없는 풀들을 모두 잡초라고 부른다. 잡초는 생김새가 거의 다르니 잘 확인하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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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이야!"
또 다시 갑자기 떠오른 창 하나때문에 몸을 움찔하며 놀랜 현식은 천천히 주머니를 보고, 손을 빼냈다. 그리고 창의 오른쪽 위에 있는 X표시를 누르고 다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러자 똑같은 화면이 다시 눈 앞에 떠올랐다.
"이거구나!"
그는 엄청난 것이라도 발견한 듯 기뻐하며 풀을 잡고 펄쩍펄쩍 뛰었다. 그러자, 그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혀를 차며 그를 바라보았다.
"오우거를 만나고 미쳐버렸구만."
한동안 기뻐하던 현식은 주변의 식물들을 죄다 뽑으며 창을 켜보았다. 여러가지 식물들의 설명들이 계속해서 떠오르며, 이내 그의 눈 앞에 무언가 다른 창 하나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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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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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
그 순간 그의 눈 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창 하나. 그 안에는 여러가지 태그가 붙어있었다. 그리고 그 태그 중 반짝거리는 태그가 하나 있었다. 그 태그를 누르자, 평범한 나무크기의 높이와 3미터 정도 되는 넓이를 가진 창 하나가 떠올랐다.
"뭐야?"
빽빽하게 박혀있는 장은 단추들. 단추 하나하나에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그 중에서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풀이 그려져있는 반짝거리는 단추를 눌러보았다. 그러자 떠오르는 설명창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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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
설명 : 식물은 두가지의 얼굴을 가지고있다. 하나는 사람을 살리고 다친 곳을 치료하는 천사의 얼굴, 다른 하나는 사람을 죽이고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얼굴. 하지만, 그 얼굴의 힘을 활용하면, 당신은 사람을 살리거나 죽일 수도 있는 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능력 : 지능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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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읽은 현식은 창을 끄고 다른 창들을 보았다. 다른 창들은 모두 자물쇠표시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식물학의 단추의 옆에 있는 선 하나, 아무래도 하나를 깨지않으면 다음 스킬은 열리지않는 듯 했다. 그는 설마하는 생각에 주머니에 손을 넣고 식물학의 다음 루트에 있는 단추를 눌러보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뜨지않았다. 그는 스킬창을 끄고 다른 태그를 보았다. 많은 양의 태그들, 그 태그들은 모두 이름이 하나씩 쓰여있었다. 여느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검술이나 궁술, 마법 뿐만 아니라 용병술,채광,미술,과학 등 이 것을 제외하고도 엄청난 양의 태그들이 존재했다. 그 중 하나를 열어보니, 역시 모든 단추들이 자물쇠표시로 잠겨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하는 행동에 따라 스킬이 열리는 것 같았다. 그는 모든 창을 닫았다. 그 순간 깨달은 한가지.
'스킬창 어떻게 열지?'
방금 전 스킬창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식물학을 배웠을 때 그 밑에 있던 단추를 눌러서 연 것이었다.그 외의 방법은 알지못하는 상태.
그는 한숨을 쉬고 자리에 앉아 천천히 생각했다. 몇 분을 생각하던 현식은 손을 앞으로 뻗은 다음 아래로 내렸다. 그러나 아무것도 나오지않았다. 그리고 나오는 다음 행동, 그는 이번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팔을 휘저었다. 역시나 창은 아무것도 뜨지않았고, 몇 번이고 계속해서 다른 행동을 하며 알아보려 했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나오지않았다. 결국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원래 자신이 있던 집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