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의 입구, 문 앞에서 흰색 천으로 만들어진 로브를 입고있는 사람들에게 지휘하고있었다. 그 역시도 흰색의 두터운 로브를 입고있었다.
"안녕하세요, 데기날님."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는 데기날. 노인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대머리였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머리는 머리카락이 없어 빛을 받아 반들거렸다. 눈썹은 흰색의 구름이 있는 것처럼 길고도 두꺼웠고, 그 때문에 눈은 눈썹에 파묻혀 보이지않았다. 얼굴에는 지진이 나 부서진 대지처럼 주름이 가득했다. 그의 입에 있는 가슴까지 오는 기다란 흰수염과 코의 아래, 인중에도 기다란 수염이 나 입조차 보이지않아 그가 무슨 표정을 짓고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대머리에 옷까지 흰색의 소매가 큰 로브를 입고있고 손에는 기다란 나무지팡이까지 들고있었기때문에 현식은 그가 만화에서나 보던 산신령의 현신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일인가?"
걸걸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수염의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토미는 현식을 가리키며 그에게 말했다.
"제가 저번에 말했던 사람이에요. 이름은 장현식이라고해요."
데기날은 수염을 매만지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 바라보는 것 같았다. 눈이 가려져서 확인은 불가능했다. 현식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 남자가 자네보다 뛰어난 천재라는겐가?"
"네!"
토미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데기날은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현식에게 말했다.
"자네, 파이어볼트 한 번 써보게나."
현식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더니, 이내 마법지팡이를 들고 파이어볼트를 시전했다. 주먹보다 조금 더 큰 불의 구체가 그의 지팡이에 부착된 아쿠아마린 위로 둥실둥실 떠올랐다.
데기날은 파이어볼트를 자세히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별로구만."
그 말을 끝으로 데기날은 몸을 돌려 어딘가로 걸어갔다. 그는 별로 좋은 평을 받은 것이 아니라 기분이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다.
"저 나이드신 분은 대단한 사람이에요?"
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분은 제가 태어나기 전에 천재라고 불리셨던 분이에요."
"태어나기 전에요?"
"네. 저도 저 분의 젊은 시절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되죠. 저 분이 흑마술쪽으로 빠지지않은 것을 감사해야할 정도로 천재였어요."
"흑마술이요?"
토미는 뭔가 실수했다는 표정으로 입을 막았다. 그리고 고개를 젓고 웃으며 말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시 다른 분께 인사드리러가요."
현식은 그녀가 말한 흑마술이라는 것을 조금 더 듣고싶었지만, 그녀의 행동으로 보아 흑마술이라는 것은 인식이 많이 좋지않은 마법계열같았다.
데기날 다음으로 몇 명을 더 만난 현식은 토미와 함께 북쪽 성벽의 위로 올라갔다. 이미 모험가들의 편성은 모두 끝마쳤는지 영주의 기사들이 모험가들을 정렬시켜놓고 성문의 밖에 대기하고있었다. 현식은 많은 수의 사람들을 보고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그도 지하철을 타면서 많은 사람들을 보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렬해 대기하는 것은 군대에서도 보지못하고 TV의 사극에서나 봤던 광경이기에 그에게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입을 벌리며 구경하는 현식을 보고, 토미는 웃기는지 옆에서 쿡쿡거리며 웃었다. 현식은 바로 입을 닫고 손목에 찬 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어느 덧 4시를 가리키고있었다.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은 오랜 기다림에 지루해졌는지 하품을 하거나 졸고있었다. 자유분방한 모험가의 입장에서는 많이 답답했을 것 같았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여기저기서 불평과 불만이 튀어나왔다. 몇몇의 모험가는 더 이상 기다리기 지루하다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상태까지 치닫았다. 하긴 언제 올지도 모르는 그런 상대를 기다리기에는 많이 지루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해가 지고 어두워졌을무렵,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기를 들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다가오는 발걸음, 땅을 울리는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대군의 앞에 보이는 들판에서 누군가가 말을 타고 뛰어왔다. 그의 등에는
카닐영주의 깃발이 꽂혀있었다. 그리고 말을 탄 그 사람이 외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꽤나 먼 거리였기때문에 자세히 들리지는 않았지만,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정확히 들려왔다.
"지.... 지금 오고있습니다!"
그 말이 정확히 귀에 들어온 순간, 서있었던 로빈이 자신의 몸과 비슷한 대검을 한 손으로 들어올리며 큰소리로 외쳤다.
"모두 전투 준비!"
그 소리에 그의 뒤에 있던 병사들이 전부 무기를 들고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버프스킬들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성벽 위에서도 준비가 한창이었다. 마법사들도 알 수 없는 버프들을 시전하며 있었다. 현식의 옆에 있던 토미도 버프를 써서 몸에서 여러색의 기운들이 피어올랐다. 진지한 표정을 지은 토미가 말했다.
"마물들 중에서도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물들이 있으니까 조심하세요."
현식은 허리에 꽂아뒀던 지팡이를 뽑고 진지한 표정으로 마물들이 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얼마 가지않아 멀리서 작은 머리 두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보일 정도의 크기라는 것은 정말로 거대한 마물이라는 뜻이였기에 높은 곳에서 먼저 본 마법사들은 침을 꿀꺽 삼키고 바라보았다.
지진과 같은 거대한 땅울림. 그 땅울림을 발생시키는 것들이 얼마 되지않는 거리에서 걸어오고있었다. 정말로 많은 양의 마물들. 주변에 살고있는 마물들뿐만이 아니라 이 근처에서 잘 볼 수 없는 마물들까지 모여들은 듯했다.
성의 앞에서 대기하고있는데도 멈추지않고 오는 마물들. 그만큼 자신이 있는 것일까. 현식은 침을 꿀꺽 삼켰다. 긴장되는 대치상태.
마물들의 행렬은 끝이 없었다. 천마리, 아니 이천마리는 족히 되어보이는 듯한 마물의 군세들. 현식의 옆에 있던 몇 명의 마법사들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저정도의 군단이면 이정도의 사람들로 막기는 힘들듯했다.
마법사들처럼 성벽의 위에 있던 영주는 식은땀을 흘리며 뭔가 잘못됐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정도일리가 없는데....."
현식은 그의 말이 무언가 마음에 걸렸지만, 이내 마물의 군세로 다시 관심을 돌렸다.
도시와의 거리가 거의 1km정도 남았을 때, 거대한 마물, 오우거의 커다란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뛰어오는 마물들. 이 순간을 기다린 듯 로빈과 다른 기사들은 외쳤다.
"모두 돌격!"
그 외침 후에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것은 시프들이었다. 시프들은 바로 달려가 강하지않은, 작은 마물들부터 차례차례 제거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비명소리와 함께 터져나오는 붉은색과 녹색의 액체들.
성벽에 있던 마법사들은 모두 같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금씩 그들의 앞에 모여드는 공기들, 그리고 그 공기에서 조금씩 피어오르는 불꽃. 불꽃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커져만갔고, 많은 마법사들이 시전한 덕분인지 얼마 가지않아 매우 거대한 불의 구체가 생성되었다. 그리고 그 구체를 던지는 마법사들. 거대한 불의 구체가 마물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거대한 폭발과 함께 커다란 폭음이 기사들과 모험가들 앞에서 들려왔다. 로빈은 거대한 대검으로 자신의 앞에 있던 고블린과 고블린보다 더 크지만 움직임은 더 느린 케벤들을 베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얼굴과 은색의 갑옷에 녹색의 액체가 흩뿌려졌다.
"셀셰인, 지금이다!"
전사형 모험가들이 막고있자, 뒤에서 대기하던 셀셰인이 뒤에 있던 모험가들에게 외쳤다.
"우리는 전부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들어간다! 멜타폴!"
멜타폴은 창의 밑부분을 땅에 탁 소리내어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모험가 여러분. 우리는 왼쪽으로 우회합니다. 그리고 마물들이 보이는 즉시 바로 처리하면되요. 알겠죠?"
모험가들의 커다란 함성소리가 도시의 주변 숲 속까지 울려퍼졌다. 입구에서 대기하던 병사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거대한 마물의 대군 양 옆으로 향했다.
마법사들은 곧바로 다른 마법을 시전했다. 이번에는 얼음덩어리가 커다랗게 모이기 시작했다. 그에 질세라 토미가 무언가 중얼거리기 시작하더니 박수를 칠 준비를 하는 것처럼 가슴높이까지 양 손을 들어올렸다. 그 순간, 땅에서 진동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물들 군단 사이에서 산 하나가 갈라진 것 같은, 한 쪽은 평평한 짝이 맞는 바위가 하늘높이 치솟았다. 그리고 그녀가 힘들여 박수를 치는 순간, 그 산이 하나가 되며 그 사이에 있던 마물들을 먹고 다시 땅의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자, 정면에 있던 전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마물들을 다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멀리 보지마라! 모두 앞에 있는 적만을 봐라!"
로빈의 커다란 외침. 전사들은 모두 자신이 가지고있는 가장 강한 스킬들을 뿜어냈다. 여기저기서 회오리바람과 함께 천둥이 치고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들 위로 거대한 얼음덩이들이 마물들에게 떨어지며 부서졌다. 부서지는 파편들이 사방에 빠른속도로 날아가 그 거대한 얼음덩이를 피한 마물들까지 전부 죽여버렸다. 밑에 깔렸던 잔디에 붉은색과 녹색의 액체가 흘러내렸다.
마법사들은 자신이 가지고있던 마나물약들을 먹으며 다시 한 번 대규모 광역마법을 시전할 준비를 했다. 현식도 돕고싶었지만, 그가 배운 마법은 파이어볼트같은 단일 마법이었다. 도움이 안되는 그로써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돕고는 싶었는데 힘이 되지않았다. 옆에서 토미가 땀을 흘리며 다른 마법을 시전할 준비를 하고있었다. 파이어볼이라도 된다면 좋으련만, 그는 아무리 시전을 해보려해도 되지않았다.
그 순간, 데기날의 지팡이 위에 거대한 나무로 된 구체가 생성되기시작했다. 다른 마법사들이 단체마법을 시전한 것보다 더욱 거대해진 나무공. 데기날은 거대해진 나무공을 다른 모험가들이 맞지않을 거리에 빠른속도로 날려버렸다. 빠르게 날아가는 나무공은 바닥에 떨어지고나서도 한동안 뒤로 굴러가며 마물들을 쓸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었다. 몇몇의 사람들은 오우거에게 잡아먹혀 시체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오우거들은 자신이 들고있던 나무몽둥이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휘둘렀다. 강하게 휘두른 그 나무몽둥이에 몇몇의 사람들은 몸의 반쪽이 잘려 하체만 남아있었고, 그 하체를 본 몇몇의 모험가와 병사들은 패닉상태에 빠져 빠르게 뒤로 도망쳤다.
죽여도 죽여도 계속 오는 마물들. 로빈은 더이상 무리라는 생각에 뒤로 빠지며 말했다.
"모두 뒤로 후퇴하라!"
그러자, 앞에서 막고있던 전사들이 주변의 사람들을 밟으며 자신은 살기위해 빠른속도로 뛰쳐나왔다.
"주변에 살아있는 사람들은 업고서라도 데려와라!"
그의 외침을 듣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위해 다른사람은 무시한 채 도망치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로빈은 근처에 있던 사람 둘을 메달고 빠르게 후퇴했다.
마물들도 꽤나 많은 수가 죽었기때문에 오는 속도는 조금 느려진 듯 했다. 로빈은 헐떡이는 숨을 진정시키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조금 쉬고 정비한다음 바로 다시 출격할꺼니까 준비해라!"
그러나, 그의 밑에 있는 병사들은 모두 패닉상태에 빠져있었다. 아무도 그의 말을 듣는 사람은 없었고 심지어 성 안으로 도망치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로빈은 한숨을 쉬며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아무리 도망친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빠져나가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이 싸움을 이기면 너희들에게 올 이익을 생각해라! 여기서 이긴다면 너희들은 명성을 주변에 퍼뜨릴 수 있을 것이고 많은 돈을 움켜쥘 수 있다! 싸워라!"
로빈은 말을 끝으로 다시 정면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자, 그의 말을 듣고 마음을 굳힌 사람들이 그의 뒤를 따라 다시 달려갔다. 그 순간, 그들의 머리 위로 거대한 십자가와 함께 빛이 흘러내렸다. 그 빛에 감싸인 사람들과 죽어가는 사람들의 상처부위가 치유되면서 힘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거대한 광역 버프스킬. 빛의 십자가 '홀리 크로스(Holy Cross)'가 시전된 것이었다. 체력이 줄어 힘이 빠진 사람들의 몸에 기운과 용기를, 마나가 빠져 정신이 몽롱한 사람들에게는 마나회복과 함께 정신의 정화를 준 홀리크로스.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다시 용기를 갖고 마물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날라오는 거대한 불의 구체. 파이어스피어(FireSphere)가 마물들의 머리 위에서 폭발하며 주변에 있던 마물들을 폭격했다.
이렇게나 마법을 퍼부었지만, 마물들은 아직도 뒤에 잔뜩 남아있었다. 죽여도 죽여도 줄어들 생각을 하지않는 마물들. 현식은 한숨을 쉬고 땅을 바라보더니, 무언가 생각났는지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지팡이 위에 붉은색의 구체가 생성되었다. 그리고 조금씩 더 커지는 구체. 현식은 그 구체에 자신이 가진 마나를 계속해서 투입했다. 왼쪽 아래에 있던 푸른색의 마나게이지가 빠른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와 반비례로 불의 구체는 현식의 마나를 먹고 계속해서 커졌다. 그의 머리보다 더 커졌을 때, 현식의 마나가 전부 닳았다. 그러자, 그의 의식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정신을 거의 잃어갈 때 쯤, 그는 인벤토리창을 열어 빠른 속도로 마나석을 꺼내 손에 쥐었다. 그러자, 마나석에서 현식의 몸 안으로 마나가 빨려들어왔다. 정신이 돌아온 현식은 계속해서 마나를 주입했다. 계속해서 커지는 불의 구체. 마나석의 빛이 빠른속도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현식은 계속해서 불의 구체를 키워나갔다. 어느 새 다른 마법사들이 사용한 광역마법급의 불의 구체가 그의 지팡이 위에 둥둥 떠있었다. 그리고 마나석이 부서지고 마나주입을 멈추는 그 순간, 그의 눈 앞에 창 하나가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그 것을 볼 시간이 없었고 현식은 곧바로 불의 구체를 마물들에게 발사했다. 토미가 깜짝놀라 현식을 바라보았다. 현식은 현기증이 나는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거대한 폭발음. 그 구체는 터지며 불꽃이 사방으로 퍼져나가 많은 수의 마물들을 화형시켜버렸다.
그러나 역시 그 것으로는 역부족이었고 다가오는 군세를 막지는 못했다. 어느 새 많은 시간이 지나고, 많은 수의 모험가가 목숨을 잃었다. 사제들이 계속해서 광역 힐을 넣어주었지만, 오우거의 강한 한 방 한 방에 목숨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기 때문에 오우거들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셀셰인은 곧바로 도약해 오우거의 머리에 검을 꽂았다. 꽂힌 검에서 녹색의 피가 흘러내렸고, 그 흘러내린 피가 손에 뭍자 그녀는 기분나쁜 듯 표정을 찡그리고 검을 뽑았다. 오우거 한 마리가 바닥에 쓰러지자, 뒤에 있던 마물들까지 깔려죽었다.
오우거는 총 10마리, 그 중 마법으로 인해 6마리가 죽었고 방금 한 마리가 먼저 간 오우거의 뒤를 따라 하늘로 승천했다. 앞으로 남은 오우거는 3마리.
"자, 지금부터 역전이다!"
멀리서 또 한 마리의 오우거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남은 오우거는 2마리. 그 순간, 다시 한 번 머리 위에 거대한 십자가가 떠올랐다. 그리고 회복되는 체력들. 남은 힘까지 모두 짜내 모험가들은 앞에 있는 오우거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또 한마리가 쓰러졌고, 그 옆에 있던 오우거도 멜타폴에 의해 머리가 날라갔다.
이제 남은 것은 엄청나게 많은 수의 잔챙이들. 로빈은 함성을 질렀다.
"오우거가 모두 죽었다! 이제 남은 것은 잔챙이들 뿐! 얼마 남지않았다! 돌격!"
거대한 함성이 사방에 울려퍼졌다. 그 순간, 그의 앞에 검은색 로브를 입은 인간 한 명이 앞에 나타났다. 그 자는 로빈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프렌시아?!"
붉은 눈에서 잔상이 그려지며 프렌시아는 로빈에게 칼을 휘둘렀다. 로빈은 그의 칼을 막아내며 놀란 얼굴로 그를 보았다.
"놀라셨습니까?"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의 부하와 싸우게 된 로빈은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거냐니요.... 이렇게 된겁니다."
몇 초가 되지않는 사이 로빈의 눈 앞에 달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검이 보였다. 로빈은 몸을 뒤로 넘겨 겨우 그의 검을 피했다.
"역시 로빈테스님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공격되는 프렌시아의 공격. 로빈은 검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몸을 굴려 빠진다음 다시 검을 잡고 그에게 휘둘렀다. 날렵한 움직으로 피한 프렌시아. 그 순간, 주변에 검보라색의 안개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건...!"
프렌시아는 로브로 코를 막은 다음 빠른속도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프렌시아!"
로빈의 외침을 들은 프렌시아는 잠깐 멈추더니, 뒤로 돌아 웃고는 다시 도망쳤다.
"젠장!"
로빈도 빠른 속도로 안개의 밖으로 나갔다.
겨우 빠져나간 로빈, 그 안개로 인해 많은 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독에 면역이 있는 마물들은 여기저기서 함성을 지르며 빠른속도로 달려왔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멸할 것이 불보듯 뻔했다. 더이상은 가망이 없는 상황. 마법이 날아오지않는 것을 보면 성벽의 위에 있던 마법사들도 마나가 떨어진 상태.
"이제 기회는 없는것인가!"
로빈이 절규하며 바라보았다. 그리고 날이 새며 해가 밝아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성의 오른편에서 거대한 함성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로빈이 깜짝놀라 그 곳을 바라보니 많은 수의 병사들이 이 곳을 향해 달려오고있었다. 깃발에는 페슬라영주의 문양이 그려져있었다. 그 것을 보며 멍때리던 로빈의 앞에 케벤이 몽둥이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 순간, 케벤의 손이 날아가며 그의 앞에 누군가가 서있었다.
"로빈, 거기서 그렇게 있으면 죽는다고."
긴 은발을 가진 남성. 옷은 그와 반대되는 금빛의 갑옷을 입은 남자였다. 그의 손에는 다른 병사들과는 다른 검은색의 날로 이루어진 얇은 검 한 자루가 들려있었다.
"레시아노프 네로....."
"뭐하는거야, 로빈. 빨리 일어나라고"
네로는 웃으며 로빈을 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달려오는 마물들을 빠른 속도로 베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에 도착한 병사들이 마물들을 밀어내기 시작했고, 마물들은 빠른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로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미소를 지으며 대검을 손에 쥐고 네로의 옆에 있던 마물을 베었다.
"자, 옛날처럼 가볼까?!"
로빈의 외침에 네로도 호응하 듯 함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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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아군
모험가 : 1032 명 중 823명 사상
기사 : 127명 중 102명 사상
병사 : 532명 중 380명 사상
총 : 1305 명
마물
약 2800마리 사망
케닐&페슬라&모험가연합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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